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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왜 시작되었을까? 아주 쉽게 알아보는 이야기

키노머니 2025. 3. 5. 07:00

홈플러스는 대한민국에서 이마트 다음으로 큰 ‘국내 2위 대형마트’입니다. 대형마트 업계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과 e커머스의 급성장, 그리고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국내 2위’라는 타이틀을 지닌 대형마트가 왜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아주 쉽게 살펴보겠습니다.


1. 기업회생절차란 무엇일까?
기업회생절차란, 부채 부담이 극심해진 기업이 법원의 관리를 받으며 채무를 조정하고, 사업을 재정비해 정상화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파산하지 않도록 법원이 중재하고, 채권자들 역시 최대한 손실을 줄이면서 회사가 영업을 계속할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기업은 부채를 일정 부분 조정하거나 상환 계획을 재수립해 경영 안정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


2.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의 관계
홈플러스는 원래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테스코(Tesco)가 한국에서 운영하던 브랜드였습니다. 그러나 2015년,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약 7조 200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5조 원이라는 거액의 자금을 은행 등에서 빌리는 차입매수(LBO) 방식을 택했는데, 이는 향후 홈플러스가 막대한 이자 부담을 지게 되는 원인이 됐습니다.


3.‘승자의 저주’란 무엇인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승자의 저주’는 높은 금액을 제시해 경쟁자를 제치고 회사를 인수했지만, 인수 후 자금 부담이나 시장 악화 등으로 인해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어려움에 빠지는 상황을 일컫습니다. 홈플러스도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점점 위축되고, 온라인 쇼핑몰이 크게 성장하는 흐름을 제때 따라잡지 못하면서 점차 경영난이 심화되었습니다.


4. 신용등급 강등이 결정적 계기가 된 이유
홈플러스는 월평균 6000억~7000억 원 정도의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나 한도대출 같은 방식을 활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낮추면서, 이러한 조달 창구가 사실상 막힐 위기에 놓였습니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돈을 빌리는 데 필요한 이자가 올라가고, 새로운 자금을 구하기도 어려워집니다. 회사가 원활히 운영되려면 많은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MBK파트너스는 결국 기업회생절차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5. 선제적 구조조정이란 무엇일까?
‘선제적 구조조정’은 회사가 아직 일정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때, 미리 법적인 보호 장치를 통해 부채 구조를 바꾸는 전략입니다. 만약 회사가 현금이 완전히 바닥난 상황에서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정상적인 영업활동 유지나 투자 유치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홈플러스가 한계 상황으로 치닫기 전에, 법원과 채권단의 도움을 받아 재무 부담을 조정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신청 후 11시간 만에 절차 개시를 결정했는데, 보통 4주 정도 걸리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빠른 판단입니다.


6. 법원이 빠르게 결정한 이유
법원이 이토록 신속히 움직인 것은, 홈플러스의 규모와 사회적 파급 효과를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홈플러스는 전국적으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많은 협력 업체, 납품 업체, 그리고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만약 자금난이 심화되어 영업마저 축소된다면, 소비자와 종사자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가 돌아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조기에 개입해 혼란을 최소화하고, 회사가 부채를 줄이면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7. 금융권에 드리우는 혼란
기업회생절차가 시작되면, 채권단은 회생계획에 따라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협상해야 합니다. 메리츠금융그룹처럼 대규모 대출을 진행한 곳들은 담보로 잡은 매장 부동산 등을 어떻게 처분할지, 혹은 어떤 방식으로 채무를 재구성할지 등을 두고 홈플러스 및 법원과 협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회생절차 안에서는 법원의 재판부가 중심이 되어 중립적으로 조정하게 됩니다.


8. 홈플러스 임직원과 노동조합의 우려
홈플러스에는 약 1만 9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구조조정 우려가 제기돼 왔고, 매장 매각이나 부동산 매각 후 재임대하는 방식이 진행되면서 노조와 지역사회가 반발한 사례도 많았습니다. 이번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투자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을 추가로 매각하거나, 인력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에 노사 간의 갈등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9.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고민
국내 대형마트 전체가 e커머스와 모바일 쇼핑 시장에 밀려 난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온라인 플랫폼이 급성장했습니다. 홈플러스 또한 온라인 서비스를 갖추고 있지만, 쿠팡처럼 공격적인 물류 투자나 독자적인 배송 전략을 펼치지 못해 경쟁이 쉽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안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온라인 서비스도 강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전략을 짜지 않으면 생존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10. MBK파트너스의 최대 위기
MBK파트너스는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굵직한 M&A 거래를 여러 번 성공시켰습니다. 하지만 홈플러스 인수는 ‘랜드마크’ 거래로 꼽히던 만큼, 이번 사태가 주는 타격이 상당히 큽니다. 그동안 차입매수 구조와 매장 부동산 매각 전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 했지만,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급변과 소비 침체로 인해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 MBK의 투자 자금 운용 능력과 신뢰도에 적지 않은 영향이 갈 것으로 보입니다.


11. 회생절차 이후 가능한 시나리오
(1) 성공적 회생: 홈플러스가 채권단, 법원과 협의해 부채를 조정하고, 신규 투자 또는 새로운 파트너를 유치해 수익구조 개선에 성공한다면 브랜드 가치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 온라인 사업 강화, 물류 체계 개선 등을 통해 다시금 실적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2) 부실 심화: 그러나 회생절차에서 합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추가 자금 조달에 실패한다면 더 심각한 부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매장 매각이나 인력 감축 같은 극단적 선택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습니다.


12.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홈플러스 매장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우선 당장 물건 구매나 매장 이용에 큰 제한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회생절차는 기업이 영업을 이어가면서 부채를 조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홈플러스는 평소처럼 영업을 하게 됩니다. 다만, 할인 행사나 매장 운영 방식에 일부 변화가 생길 수도 있으니, 앞으로의 추이를 주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13. 미래 전략과 방향은?
이번 위기는 홈플러스가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 영업 방식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매장 공간을 재활용하거나, 중소업체들과의 협업을 확대하여 특색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또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더욱 고도화하고, 배송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를 이어간다면 소비자의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이러한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홈플러스가 다시금 국내 유통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마무리하며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는 국내 유통업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대형마트가, 무리한 차입매수와 시장 환경 변화가 맞물려 금융적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은 e커머스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앞으로 법원, 채권단, 노조, 그리고 홈플러스 경영진이 어떤 합의를 도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입니다. 회생절차는 기업이 회생할 수 있는 ‘세컨드 찬스’를 주는 제도이므로, 만약 홈플러스가 다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는다면,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재도약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반대로, 그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되거나 부채 조정이 원활하지 못하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홈플러스 사례는 한때 대형마트가 누리던 영광과, 무리한 인수합병이 가져오는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시대적 흐름과 금융 전략을 예민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국내 2위 규모의 기업이라 하더라도 언제든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교훈을 남깁니다. 기업회생절차가 마무리된 후의 홈플러스가 어떤 모습으로 소비자들 앞에 서게 될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위기가 단순히 한 기업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도 인식해야 합니다.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새로운 소비트렌드, 그리고 글로벌 경제 흐름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비해야 기업이 생존과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